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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2021.06
06
일요일

익명 아버지에 대한 복잡한 마음

😔
Anonymous 작성
72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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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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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면 후에 나에게 돌아올 어둠또한 봐야한다.
나의 경우는 아버지였고, 이것은 내가 어렸을 때 부터 나의 사랑을 가져갔고
나에게 행복과 고통을 줬다.
아버지는 나에게 많은 것을 주었고 많은 것을 앗아갔다.
나의 눈에는 이 사람은 많이 어리고 힘들어보인다.
외강내유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사랑받고 싶었다. 아니 지금도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다.
하지만 이사람은 가끔 옆에있는 나를 힘들게 했다.
이사람 앞에서 보이는 눈물, 슬픔, 아버지에 대한 고뇌, 사랑은 다 약한 것이 되었고
부질없게 되었다.
나는 행복해지고 싶다.  되도록이면 이 사람과 함께 말이다.
아버지가 나에게 준 사랑, 헌신은 너무도 큰것이었고
아버지가 술을 마시고 보여준 모습은 두렵고, 슬프고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다.
자신을 돌보지 않는 사람을 돌보는 일은 나에게 베푼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지만
결국 마지막은 비참함과 체념을 남겨두었다.

지금, 스물한살이 된 나는 갈림길에 놓여져 있다. 상당한 고통이 따르는 선택이다.
지금은 이제 마음을 어느정도 내려놓고 아직 가시지 않은 우울만 끌어안고 있다.
이제는 술먹고 아버지가 했던 경제적인 지원을 끊겠다는 말이 무섭지 않고
아버지에 대한 힘든 이야기들을 엄마와 친구에게 털어놓아도 후에 이사실을 알게된
아버지의 책망어린 눈초리, 나를 욕하는 마음이 무섭지 않다.
술마신 아버지의 화내는 모습이 이제는 충격적이지 않다.
과거보다 덜 폭력적인것도 있고, 이제 아버지가 내가 어릴때부터 주위에서 들어오던 아버지라는 개념과
많이 다름을 인정했다.
그저 가끔, 이럴 거면 왜 나를 낳고 가족을 만들었을까 그냥 당신의 삶을 살지..라는 생각이 든다.

두가지 길 중 하나는 아직 포기하지 말자이다.
아버지와 친구처럼 지내며 아버지가 화를 내려놓고 자신의 감성적인 모습을 이해하고
과거의 잘못들을 마주보고 가족에서 뭐가 중요한지를 알게되는 미래를 그려보는 것이다.
아버지가 자기 스스로를 깊게 들여다 볼 수 있게 되는 미래말이다.
아버지를 보지않는 것은 아버지에게도 슬픈 일이지만 나에게도 슬픈 일이다.
나는 아직 아버지를 어쩔 수 없이 사랑하고 가족이란 질기고질겨 쉽게 잊혀지지 않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길은 모든 것을 내려놓는 길이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도 그리고 지금 나를 괴롭히는 체념과 고통들도.
이것은 더이상 아버지와 나는 서로 건강한 관계를 맺지 못하겠다는 결론에서 나온 길이다.
슬픈 길이고 마지막에 택하는 내가 살기 위한 길이다.
아버지도 아이가 아니고 어느덧 60을 바라보는 나이이기에
내가 챙겨줄 수도 없다.
결론은 포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아버지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길 기대하고
아버지를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인도하기엔 내가 너무 지쳤다.
나도 나의 삶을 살아야 하고 계속되는 아버지의 한심한 모습에 나도 체념을 하게 된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저 무의 감정으로 아버지를 대하는 것이 두번째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의 감정은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
나는 누군가의 이해가 필요해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두개의 길앞에 서있다. 어느 길을 걸어가면 나의 삶에서 고통이 줄어들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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