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ple Diary

통플다이어리 - 마음을 나누는 인터넷 일기장

일기장
2014.11
05
수요일

손글씨와 관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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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5
EP1. 10살 언저리까지 나는 글씨를 굉장히 또박또박, 그리고 느리게 쓰는 아이였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우리 반에 이상한 유행이 생겨났다. 그건 바로 선생님이 적으라고 하신 필기를 다 적고 머리위에 손을 얹는 것. 선생님이 시킨 것도 아니었고 누가 시작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 반 학생들 모두가 그렇게 하고 있었다. 당연하다는 듯이..그리고 이러한 행동은 5학년..어쩌면 6학년까지 지속됐던 듯하다. 유행에 동참했던 나의 손글씨는기 이후로 엉망이 되었고 지금도 회복되지 않는다.

EP2. 고등학교는 참 필기할 것이 많다. 그 와중에도 뭐가 그리 적을 것이 있었는지 매일 일기를 썼다. 소소한 일상들, 첫 사랑에 관한 이야기,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고민들, 그런 것들을 풀어내기 위해 썼던 글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추억이라 생각했던 그 일기장은 몇 년 후 조카들의 손에 쥐어지며 나의 흑역사가 되었고, 손글씨도 추억도 함께 불태워졌다.

EP3. 나이가 들어갈수록 손으로 글씨를 쓰는 일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고치려 노력한 적도 있지만 여전히 악필이다. 공적으로 무엇인가를 쓸 때, 못 알아보거나 심한 악필이라 곤란한 경우를 겪기도 한다. 그러한 것은 그 순간 한 번으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교사로서 아이들과 만날 때는 조금 다르다. 내 글씨에 대해서 아이들과는 장난스럽게 넘어가곤 하지만 아이들에게 무엇인가를 써 줄 때 글씨가 좀 더 어른스럽다거나 예쁘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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