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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2025.07
07
월요일

고향의 저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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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살았던 동네.
동네 끝자락엔, 큰 저수지가 있어 아무리 더워도 더위를 모르고 살았다.
들에서, 일을 하다가도 꼴을 베곤 땀을 뻘뻘흘리고 와서도 금방 그 푸른저수지에 몸을 던지면
몸에 추위를 느낄정도의 찬 기운이 스며들던 그 푸른 저수지.
아주 어렸을때 동네앞벌을 흐르던 넓은 시냇물을 막아 저수지로 만들어 이력을 잘 안다.

저수지가 들어서기전엔,
길몫에 좋은 논 4마지기가 있어 가을철엔, 참새를 쫒기위해 나락을 지켰었던 추억.
아무리 곳곳에 헌옷을 입힌 허수아비가 바람에 흔들거려도 여전히 몰려드는 참새떼.
일년의 벼 농사를 엉뚱한 참새들에게 먹잇감으로 주기싫어 그런 방법으로 참새들을 쫒으던 풍경이
들에선 흔히 보는 농촌풍경.
-왜 그 당시는 그렇게도 참새들이 극성을 부렸을까?

더운 여름낮엔, 들녁에서 열심히 일을 한 농부들,
밤이면 저녁식사후, 왕골부채를 들고서 모두들 저수지 둑으로 모여들어 그곳이 동네 사랑방였다.
훤히 트인 저 머언 저수지  끝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부채가 필요없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을
몰고왔기에 너도 나도 모여들었다.
그리곤, 저수지에 뛰어 들어 목욕을 하곤 하는것이 그 날의 날마다의 행사같았지.

그리고,
여름 장마라도 들어 불이 불어나면 물이 넘쳐 아래로 흘러내리는 문행기(전라도 방언)밑엔 동네사람들이
너도 나도 바구니를 들고선 찬 물을 따라 내려오는 큼직한 붕어를 잡았던 것이 얼마나 재밋는 즐거움인지
모른다.
물이 너무 많이 불어나면 넘어오는 붕어를 잡기가 힘들지만, 적당히 넘어오면 거의 다 잡는다
맨손에 느껴지는 그 생동감의 기분.
체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즐거움을 모를것

그리고,
저주지 물이 바닥이 보일정도로 빠지면,큼직한 조개를 발로 부벼서 감촉으로 잡았다.
엄청큰 칼 조개들.
먹을거 풍족하지 않던 그 시절엔, 그 큼직한 조개가 맛좋은 반찬거리를 만들어줬다
무쳐먹고, 된장찌게에 넣어 먹고, 그걸 말려서 겨울철엔 각종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던 적도 있다.


여름철엔, 동네 사랑방 구실로 어린이들 놀이터 였고, 목욕을 하는 곳
붕어와 새우와 칼 조개가 여름철 밥상을 꾸며주던 잊을수 없는 고향의 저수지.

-현실은 어떤가?
죽음의 저수지라고 해야 할거 같다.
저수지 둑위에 여기저기서 몰려온 인파들이 차를 대고서 낙시를 하는 풍경도,
목욕하는 풍경도, 여름밤에 모여들어 애기꽃을 피웠던 그런 정담도...
적막이 흐른다.
물은,
고기가 살수 없는 황갈색의 냄새나는 저수지 물.
저수지 윗쪽에서부터 들어선 우사에서 내 보내는 페수.
-왜 지자체에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지?
왜 물관리를 그런 식으로 하여 죽음의 저수지로 만들었을까?
가서 보면 아름다운 추억의 꿈은 산산히 부서져 버린 것을 느낀다.
-그건 전날의 꿈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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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 페이지

무지개님의 댓글

낭만님의 글을 보니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냇가에서 물장구치며 멱감던 그시절, 남녀혼탕였습니다.
초등학교 5.6학년 이후 사춘기라 밤에 몰래 냇가가서 씻었지요. ㅎㅎ
여름이면 온동네사람들이 냇가가 흐르는 공굴다리에 모여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지요.
요즘도 여름이면 공굴다리에 모여 이야기하고 논다고 엄마가 말씀하셨어요.
예전처럼 물이 많이 흐르진 않고요.
그속에서 놀던때가 그립습니다. ^^

낭만님의 댓글

동심의 시골풍경은 거기니 이곳이나 비슷했나봅니다
그렇습니다 더위를 피해 그런 시원한곳에 모여서 여름밤을 보냈었고...가끔은 이읏동네 쳐녀총각들이
사랑을 속삭이는 곳이기도 했어요 결혼도 이뤄진 사람들도 있어서 재밋는 곳입니다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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