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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플다이어리 - 마음을 나누는 인터넷 일기장

일기장
2025.12
15
월요일

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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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는 전라도 음식중 최고의 술 안주다.
홍어맛을 모르면 전라도 사람 아니다.
이런 말을 자주 듣고 자랐지만, 고향에 살땐 젤로 싫어하고 코를 막았던 식품이 홍어다.
10대때, 아마도 설을 얼마 앞두고 아버지께서 홍어를 사서 들고 오셨었다.
그 특유의 냄새가 눈살을 찌프리게 하기에 충분한 식품이라
-아휴, 이 냄새 이거 좋아하지도 않은데 왜 사오실까?
무의식중에 혼자서 한 말인데, 아버지가 들으신 모양.
-그래 이 놈아 내가 묵을라고 사왔다 어쩔래?이 놈들에겐 홍어 어디 한번 얻어 묵겄냐?
무심중 밷은 말 한마디로 혼구멍이 났던 기억이 난다.
자식이란 놈이 사다주진 못할망정 사온걸  못 마땅한 불효놈이란 것이겠지.
듣고 보니 내가 잘 못한 말이다.
내가 싫어하는 음식이라고 짜증을 부린것이 잘못이지.

그렇게도 싫어하고 냄새조차 맡기 싫던 음식이 지금은 이정도로 좋아하다니 ..
동생 순이가 반찬을 보낼땐 어지간하면 꼭 홍어를  같이 보낸다.
영산포홍어는 우리고향 아닌가?
툭 쏘는 맛은 그 맛을 안 사람만이  안다.
막걸리한잔에 한 점의 홍어.
궁합이 잘 맞고 그 맛은 죽인다.

식성도 엄청 변한거 같다.
성장하면서 못 먹는것도 좋아하게 된 것이 한 둘이 아니다.
군 입대전까지만 해도 오징어밖에 먹지 못한 식성.
그 편식을 고친건 군대였던거 같다.
제한된 반찬이 나오는  탓에 그걸 먹지 못하면 굶을수 밖에 방법이 없다.
돼지 고기가 나오는 날은 그것 빼곤 순수한 반찬은 배추김치 정도..
그래서 먹게 된거 같다.

가장 싫어하는 홍어가 지금은 얼마나 좋아하는지 모른다.
순이가 보내준 반찬을 정리하면서 젤로 소중히 보관하는 것은 홍어.
영란이도 홍어의 냄새도 맡으려 하지 않는다.
세월이 지나면 나 처럼 먹을수 있으려나...

오늘 저녁도 홍어한점에 지평막걸리 한잔해야 겠다.
벌써 군침이 돈다.
그건 순전히 홍어탓 이지.
변한 식성에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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