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ple Di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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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2025.10
28
화요일

<순>의 깜짝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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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순>의 전화가 찍혀있어 전화를 했다.
2년전이던가? 등촌동 삼거리의 어느 횟집에서 점심겸 소주한잔 하곤 첨인거 같다.
매일 체력단련실 다님서 건강을 다진다는 것.
새마을 본부옆의 <롯데 켓슬>에서 살고 있다는 것.


ㅇ 구청서 얼굴은 익혀알지만, 한번도 한 사무실 근무를 해보질 않아서 잘 모른다.
-눈이 크고  미인형이라, 남자직원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좀 차거운 인상탓일까?
가까이서 대화를 하는 사람을 별로 못 봤는데...
몇년전에,
<혈액암>으로 떠나신 총무과장인 <원>과장님때문에 더  가까워진 사이가 되어버렸다.
퇴임하신뒤에, 가끔 식사자리던 술 자리던 나가 보면 늘 그녀가 옆에 있다.
그 과장님의 본분이 총무과장이라 여러 직원들에 대한 평가나 신상정보는 훤하지 않는가?
각 직원들간의 평가를 잘 들을수 있는 자리니까..

<원>과장님과 셋이서 관악산도 자주 갔었다.
내가 오르는 관악산 코스가 아닌 늘 사당역에서 만나 오른다.
사당역까지도 멀고, 또 사당서 관악산의 코스도 험하고 먼데 꼭 이곳으로만 오른다.
-과장님, 왜 늘 사당서 오릅니까? 너무 험하고 힘들고 멀어요
전 삼막사로 오르면 3시간이면 안양입구의 유원지 앞에 이르는데 이건 너무 오래걸리잖아요?
-이 사람, 이 코스가 등산코스맛이 나서 그래.
거긴 너무 쉬운 코스라 등산한거 같지도 않아 알았어?
글고 여긴 나의 비밀창고가 있어  한번보여줄께.
사당역서 1시간정도 오르면 저쪽 관악산정상을 바라본곳에 높은 암산이있다.
그 암산을 이리구불 저리구불 좀 들어가면 귀신도 모르는 넓은 장소가 있다.
천연동굴인데 그 누구도 이 깊은곳에 이런 비밀의 장소가 있는줄 모른단다.
들어가보니, 한곳에 넓은 공간에, 라면, 과자,소주와 맥주 등등이 널부러져 있다.
이미 사전에 다 갖다논 것들이라 언제 먹어도 그대로 란다.
겨울은 따뜻하고 여름은 시원해 냉장고란 애기.

-가벼운 물이나, 때론 김밥 몇줄이면 끝이다.
여러가지 음식이 준비되어있어 거기서 직접끓여먹곤했다.
취사도구까지 다 준비되어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 장손가?
한결같이 사당서 만나 오르는 이유가 이 비번동굴 이유다.
내가 처음 따라가 본지가 이미 5년전부터 운영(?)하고 있어다 하니 역시 <관악산 다람쥐>가 맞다.

이 분때문에 더 가까워진 <순>
갑자기 세상을 뜬 바람에 셋이서의 모임도 자연스럽게 해체되어 버려서 좀 아쉬웁긴했다.

-순씨, 반갑긴 합니다만,왠일로 전화를 주셨어요?
난, 날 지운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 좀 바쁜일이 있었어요.
설마 선배님을 지울수가 있겠어요? 아닙니다.
가을도 깊어가니 한번 만나서 식사한번해요..
오랫만인거 같아요
-그래요? 한번 스케줄 잡아서 만듭시다.

<원>과장님이 지금껏 생존해 계셨다면 자주 만남을 가졌을건데...
둘만의 만남은 왠지 조금 어색했나보다.
만나도 되는데....
내가 열정이 사라진 탓도 있을거고..
그녀는 나의 이런 태도가 조금 서운했을거 같은 생각이 든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렇게 멀어지다니 ...

가을은, 회상의 계절, 아쉬움의 계절이다.
무심코 떠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르는것도 가을.
저무는 낙엽을 보니 외로움이 몸에 밴건가 보다.
<순>은 2년동안에 얼마나 늙었을까?
나이앞에 장사가 어디 있는가.
시들어 가는게 어찌 꽃뿐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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