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ple Diary

통플다이어리 - 마음을 나누는 인터넷 일기장

일기장
2025.12
13
토요일

연숙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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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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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내 비가 줄기차게 내린다.
와이프는, 비가 와도 친구들과의 만남으로 집을 떠났고,
편히 쉬는 토요일인데도  매주 외출을 하는 영란이.
-나갔다 올께 늦을거야.
더 이상 묻는건 불편할까봐 더 이상 묻지 않고 고개만 끄덕인다.
오늘 <인>씨와 점심약속 비가와서 미룬건 잘 한거같다.
좋은날도 얼마든지 만들수 있는데 오늘 왜 만나나...

30여분간 오수를 즐기곤 책상앞에 앉았다.
빗줄기 속에 이것 저것 지난 영상들이 눈앞을 스쳐간다,

-오빠, 건강하시더니 왠 입원인가요? 엄청 놀라서 편지 띠웁니다.
빨리 완쾌하시고, 휴가땐 뵙도록 해요 잘 치료하세요.
제가    병문안을 못간거 이해하시리라 믿어요 ,이만 씁니다.
제 편지애긴 오빠에게 말하지 마세요.
 
한동네 살았던 절친의 동생 <연숙>의 편지가 날아든건 <원주 121후송병원>였다'
자대 배치후ㅡ 얼마되지도 않아서 발병해서 원주까지 후송온것.
<간염>였다.
초딩동창 <화섭>의 여동생였던 연숙인 오빠와 가깝게 지내다 보니 자주 얼굴을 마주했는데
별다른 대화를 한건 없었지만 늘 가면 반갑게 미소띠며 인사를 해주던 여동생.
소통이 되는 한 동네 친구라 거의 매일 얼굴을 마주할 정도로 가까운 친구였다.
한 가족과 친하면 다른 사람들과도 더 깊은 정이 드는게 인지상정이다.

화섭의 가족은 대대로 이어져온 <무속인>집이다.
당시만 해도 보통사람들과는 성분이 한 단계 낮다는 편견이 있어 어른을 보고도 거의 반말을 쓰는게
그 당시의 풍속였던거 같다.
절친의 아버지와 조부모님을 그렇게 한단건 상상도 안되어 그런 말투 써본적 없었지만....

내가
병원에 입원한건 오빠를 통해 들어서 알거란 것은 상상하지만....
자신오빠 몰래 왜 그런편지를 보냈을까?
수줍음 많고, 별로 말도 잘 하지 않았던 연숙인데, 이해가 안되었다.
아프단소식을듣곤 모른척할수없어서 그랬나?
오빠에겐 비밀로 해달란건 어떤 오해도 받지 않고 싶은 맘 이리라 보곤
애긴 하지 않았다.

제대후, 고향을 찾았을땐 이미 20을 넘긴 성숙한 처녀.섭이와 6살정도아래니까 ᆢ
반갑게 맞았고 고맙단 애기도 했지만, 편지만은 비밀로 했다.

한 두어달 지난뒤, 그의 어머니가 돌아가셨단 소식듣고는 달려갔다.
화섭이가 장남인 처지라 아마도 60못되어 가신거 같다.
화섭인 외아들인지라 군대는 가질 않아도 된 처지라 군대를 잘 모른다.

친구의 우정을 생각해 발인날엔, 상여를 매곤 장지까지 갔었다.
당시는,
집에서 3일간을 장례를 치뤄야 하는 때라 얼마나 힘들고 번거러웠을까?
<장례식>은 소홀히 할수없는 동네의 큰 행사다.
온동네사람들이 한가족같이 슬픔을 같이해주었다
일종의품앗이같은 마음이리라 상상한다

발인날엔,상여를 매고 장지를 향할때 뒤따라 오면서 흐느껴 울던 <연숙>
그 모습이 애처러워 보였다.
남매가 뒤딸아오는 애띤모습이 퍽 안쓰러보인건
나만 그러지않았을거다
상여를매고 장지까지 따라간건 내인생의전무후무의 일
어찌 잊혀지겠는가?
섭인 기억할까?
자기 어머니 발인시에, 상여매고 장지까지 따라간 나를...
그런 절친 화섭의 예전의 집터는 헐어지곤 빈터로 남아있고, 어디로 갔는지 종종무소식이다.
그의 여동생 <연숙>인 머리가 희끗 희끗한 형색으로 변해서 어딘가 살고 있겠지.
자신의 신분때문에, 어느곳에선가 숨어 무속인으로 살고 있지 않을까?
문득,
다소곳한 모습의 순수한 <연숙>이가 보고 싶다.
가족몰래 그 위문편지 한장 쓰기가 얼마나 마음이 설레였을까?
연숙의 순수가 가슴에 와 닿았었다.
어느 하늘아래 잘 살고 있겠지.
착해서.....비탓일까?
문득 연숙이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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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1 페이지

무지개님의 댓글

비가오니 맘이 센치해지셨나봐요!!!
추억은 아름답지요.
물론 아프고 얼룩진 상처도 있지만............
건강하세요. 낭만님^^

낭만님의 댓글

그래서 낭만적인 사고에 젖나봐요 비가 오면 센치해져 지나간 날들이 그립기도합니다
그런 절친이 꼭 숨어버리고 나타나지 않는 것은 이유를 모르겠어요
무속인이란 신분? 요즘 뭐 직업에 차별 받지도 않는데..
그의 동생 연숙이의 한장의 편지, 그땐 감동였어요 생각도 않했는데..
어디서 살고 잇을까? 한번은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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